잠실 라이벌, 자존심 건 혈투 LG vs 두산, 승자는 누구?
“경기에서 이긴 후에는 사장님과 30분 얘기합니다. 지면 1시간을 얘기하죠. 두산 베어스에 지면 2시간을 얘기합니다.”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이 우스갯소리로 묘사한 장면은 두산에 졌을 때의 심경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라이벌, LG와 두산이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수많은 라이벌 구도가 등장했지만, 잠실구장이라는 한 지붕 아래 펼쳐지는 LG와 두산의 싸움만큼 오래도록 살아남은 라이벌전은 없다.
삼성과 현대의 재계 라이벌전, 삼성과 LG의 전자 라이벌전, 해태와 롯데의 제과 라이벌전, 삼성과 해태의 영호남 라이벌전, SK와 kt의 통신 라이벌전 등 다양한 라이벌 구도가 40년 넘게 한국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궜지만, LG와 두산의 싸움만큼 팬들의 열정을 불태우는 라이벌 구도는 없다.
잠실 라이벌 대결은 단순한 승부를 넘어 팀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다. 현재 순위, 성적, 팀 연봉, 모기업의 재계 순위 등 어떤 요소도 중요하지 않다. LG와 두산은 오직 승리만을 목표로, 뜨거운 승부욕을 불태운다.
올해 두 팀의 상대 전적은 두산이 4승 1패로 앞서 있다. 두산은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홈에서 열린 시즌 첫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두었고, 비로 한 경기가 취소된 5월 5일 어린이날 시리즈에서도 두 경기에 모두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당시 이승엽 두산 감독의 ‘독한 야구’, 즉 선발 투수를 과감하게 교체하는 ‘퀵 후크’를 통해 불펜 물량 공세로 LG의 공격을 잠재웠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이번 3연전에서 반격을 노리고 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시즌 연속 두산에 패했던 LG는 2022년 10승 6패로 역전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11승 5패로 두산을 압도했다.
반면, 최근 주춤했던 두산은 올해를 기점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끈끈함과 조직력으로 LG에 맞서왔던 두산은 이번 3연전에서 다시 한번 LG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두 팀 관계자는 서로에게 지면 피곤해진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이승엽 감독은 “감독 취임 후 처음에는 ‘조금 더 관심받는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지난해를 경험하면서 잠실 라이벌전의 무게감을 느꼈다”며 “누가 딱히 말해주지 않아도 클럽하우스와 더그아웃에서 (선수단의) 분위기가 다르다”며 잠실 라이벌전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LG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조금 더 집중하는 건 사실”이라며 “지난해 LG가 우승하고, 우리가 상대 전적에서 열세였기에 베테랑을 중심으로 올해 ‘LG전 승률 높이자’라는 말이 나온 걸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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